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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오클랜드] 담장 (25) 오클랜드 담장 (25) Omahu road 더보기
아들의 술상 최근 며칠째 퇴근하고 오면 저녁상에서 아들은 '맥주 마실거냐'고 묻기를 반복했다. 10살된 아들 녀석이 아빠의 맥주가 뭐가 그리 궁금할까 싶기도 했지만 이내 잊어 버렸다. 오늘 저녁상에서 아들은 맥주 마실지를 다시 물어본다. 그러겠다하고 저녁식사후에는 맥주는 까맣게 있고 소파에 널부러져 재탕 삼탕 '헤리포터'를 보고 있었다. 눈 앞에 사라진 아들이 잠시 후에 나타나 들고 온 것이 '술상'이다. 맥주 한병과 어디서 찾았는지 아몬드 한 접시 그리고 소주잔에 얼음까지 담은 작은 쟁반을 내 무릎 위에 올려 놓고는 간다. 아들 눈에는 피곤에 지친 아빠가 안스러워 보였나 보다. 아니면 술 한잔에 실없이 껄껄거리며 뽀뽀를 해대며 웃는 아빠가 아들눈에는 많이 그리웠나보다. 아내는 아들에게 투덜거린다. '저 녀석은 지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맛보기 - Trinidad Moruga Scorpion 매운 음식과 한국 음식을 무척 좋아하는 친한 키위 동료가 있다. 한 번씩 아내가 담근 김치를 빈 쨈병에 담아다 주면 받은 그 자리에서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반병은 먹어 치운다. 이 친구가 가장 좋아 하는 한국 음식이 오징어 두루치기인데 도시락으로 한국식당에서 김치와 두루치기만 사와서는 밥도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다. '안돼, 브라이언. 밥없이 김치랑 두루치기만 먹는 건 말이지 니네들 빵도 없이 버터랑 쨈만 먹는 거랑 같아. 밥이랑 같이 먹어' '괜챦아, 맛있으면 그만이야' 이 친구는 평소 매운거와 관련 모든 것이라면 내게 먼저 달려 온다. 매운 맛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임을 잘 고 있기 때문이다. 유투브에서 '매운 고추를 먹고 고통스러워하는 동영상'을 낄낄거리면서 보는 것이 이 친구와 가끔 하는.. 더보기
마오리 요새, 마운트 웰링턴 하버브릿지나 시티타워와 같은 인공적인 건축물와 더불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화산들이 오클랜드의 외모를 결정 짓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떤 화산은 물속에 잠겨 있기도 하고 육안으로 도저히 산의 형태로는 찾을 수 없지만 오클랜드의 독특한 지형을 만들고 있다. 마운트 웰링턴이라고 불리는 지역에는 '마운트 웰링턴(Mt Wellington)'이라 불리는 135m 높이의 나지막한 화산이 있다. 마오리 지명으로는 망가레이(Maungarei)이라 불렸다고 하는데 망가(Maunga)는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근에 이곳 말고는 산이 없으니 우리가 동네 산을 ‘앞산’이다 ‘뒷산’이다 부르는 것과 한가지 일 것 같다. 마운트 웰링턴은 약 10,000년 전에 생성된 화산으로 오클랜드 화산지대 내에서는 내륙에 위치한 가장.. 더보기
6학년 캠프 뉴질랜드 초등학교 5학년(한국 4학년)부터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다니기 시작한다. 지난해 아들은 엄마까지 따라 붙은 2일짜리 캠프를 다녀 왔었는데, 올해는 6학년이라서 인지 헤밀턴 인근 '응가루아와아히아'로 4일간 캠프를 다녀 왔다. 캠프떠나기 전부터 기대와 부담감 때문에 초초해 하더니 탈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다. 부시워크, 카약킹, 비바크 만들기, 땟목 만들어 타기, 머드 슬라이드, 산악자전거, 골프, 플라잉 팍스, 양궁 등 제대로 캠프 체험을 하고 온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산악자전거를 배워 왔다며 아들의 자랑질이 늘어졌다. 캠핑 다녀온 날 새카맣게 그을린 아들을 보고 한편은 놀라고 한편 대견 스러웠다. 손바닥에는 껍질이 홀라당 벗겨 져서 피가 나고, 팔 다리에는 넘어져 생긴 상처와 자전거 체.. 더보기
야간매점 성시경 '잘자어' 만들기 KBS 2TV 야간매점에서 성시경이 만든 담백한 중국식 생선찜인 '잘자어'가 선보였다.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해서 '간장 설탕 맛술 물을 섞은 소스를 찐 생선에 바르고, 파채를 올린 뒤 그 위에 뜨거운 기름을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 나도 오늘 한번 성시경을 따라 해보기로 했다. 살이 많은 30cm 정도 크기의 스네퍼(도미 일종)는 뉴질랜드에서는 약 1만원 정도면 쉽게 살 수 있고, 가장 대표적이고 인기가 있는 낚시 대상어종이다. 싱싱하고 덩치가 있는 스네퍼를 사다가 깨끗히 씻은 다음 칼집을 내고 15분간 정도 찐다. 혹시나 생선 비린내가 날까 싶어 생강이랑 마늘편을 올려 함께 쪘다. 생선을 찌는 동안 소스를 준비하고, [ 소스 = 물, 간장, 조선간장, 매실청, 물엿, 와인(2:2:0.5:2:1.. 더보기
디지털 세상, 아이들이 달라졌다 내가 어렸을 적 하던 놀이는 거의 전부가 아날로그 놀이였다. '딱지 따먹기', '스카이 콩콩 많이 하기', '옆 반 남자들이랑 주먹 야구하기', '프라모델로 만든 군인이나 탱크로 전쟁놀이 하기', 등등… 딱히 디지털화된 놀이라고 할만 한 것이 학교 문방구 앞에 놓여 있던 키 작은 오락게임기로‘동킹콩’하는 정도였다. 어른들의 디지털 문화는 우리 아이들의 노는 모습조차 변하게 해버렸다. '야구에서부터 프라모델 만들기까지' 도저히 디지털화되기 불가능할 것 같은 아날로그 놀이가 그대로 디지털화 되어 게임이나 엡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버렸다. 또래집단과 어울리며 즐기는 것이 곳 역시 사이버 공간이 되어 버렸고 아이들의 화제 중에 하나가 새로나온 모바일 게임이나 유투브에서 본 만화 이야기다. 체육시간을 제외하면 뛰.. 더보기
뉴질랜드 치과는 무료 치료 !? 뉴질랜드에서 치과 치료는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가 비싸고 불친절하다며 불평하는 한국의 치과 치료의 질과 비용를 비교하더라도 터무니 없이 비싼 뉴질랜드 치료 비용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한 사람이 앞니가 없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비싼 치료비용 때문에 차라리 치료비가 저렴한 필리핀이나 태국같은 나라에서 특급 호텔에 머물면서 치과치료를 받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 천국이라 불리는 뉴질랜드는 아이들에게 만큼은 무료로 치과치료를 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12살(8학년)까지 아이들은 무료로 치과치료를 받고, 이후부터 18살 생일이 되는 날까지의 청소년들은 ARDS(Auckland Regional Dental Service)와 계약된 지정 치과에서.. 더보기
오클랜드 렌턴 페스티벌 ; 씬니엔콰이러(新年快樂) 중국의 문화를 알리는 '오클랜드 렌턴 페스티벌'이 CBD에 있는 엘버트 공원에서 지난 4일 동안 열렸다. 축제의 밤이 되면 렌턴이 밝혀진 왁작지껄한 거리와 중국음식, 불꽃놀이를 볼 수 있다. 렌턴이라는 것이 밤에 어둠을 밝혀주는 기구임에도 아침 나절에 렌턴 페스티벌에 갔다는 것은 한 여름 땡볕에 눈도 없는 스키장에 가는 것과 같은 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CBD 곧곧에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과 가로등이나 나무 가지 아래로 붉은 등이 결려 있다. 알버트 공원의 명당 자리인 입구와 중앙 분수대에는 역시 중국을 상징하는 용들이 차지 하고 있다. 그리고 나무에는 여러 모양과 색의 아기자기한 등이 걸려 있다. 중국 문화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여러 인물들과 이야기 속 주인공 그리고 팽귄과 같은 만국 인기 아이템.. 더보기
아들의 생일 선물 만으로 나이를 셈하다 보니 한국에 있는 친구들 보다 항상 나이를 덜 먹고 있는 기분이었는데 어제 보다 오늘 딱 한 살 더 먹었다. 난생 처음 아빠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 아들은 혹시나 아빠가 퇴근해서 준비한 선물이 들통날까 싶어 어딘가 꼭꼭 숨겨 놓고서는 그만 본인도 어디 뒀는지 잊어 버려서 온 집안을 다 헤매 다녔다고 한다. 결국 퇴근해서 집에 오기 겨우 30분전에서야 찾았다고 한다. 케익에 촛불을 켜고는 선물을 받을 아빠 표정이 궁금해서인지 계속 내 얼굴만 빤히 처다 본다. 한국 제과점(Gateau house로 더 잘 알려진 김보연 제과)에서 아내가 사온 생일 케익, 한국에서 먹던 케익 맛 그대로 너무 달지도 않고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먹는 동안 한국에서 살던 아파트 입구에 있던 골목길과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