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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살아 가는 이야기

뉴질랜드 초등학생의 책가방속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교과서와 노트가 들어 있는 가방, 미술이나 서예 등 필요한 준비물이 있는 보조가방, 도시락 가방 등 여러 가지 가방들을 들고 다녔었다.

 

여기서 뉴질랜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가방은 항상 비어 있다.

 

 

 

 

오늘 가방안에는 숙제장, 잡지책, 물병, 런치박스와 모닝티 박스, 선생님한테서 선물로 받은 꽃씨, 친구들에게 자랑한다고 아이클레이로 뭘 만들어서 넣어둔 조그마한 통, 그리고 모자가 전부이다.

 

흔한 필통도 교과서도 없다.

 

학용품은 모두 학교에 비치된 것을 사용하고, 교과서는 학교에 두고 오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자체가 없다.

 

공부는 뉴질랜드에서는 교육부에서 정한 'National Standard' 기준이라는 것이 있어서 읽기, 쓰기, 수학 등에서 제시된 가이드 라인에 따라 수준별 학습을 한다.

 

같은 교실 한 선생님 아래에서 읽기, 쓰기, 수학에서 같은 수준의 아이들을 모아 여러 그룹을 만들고, 그 그룹의 수준에 맞는 수업이 따로 또는 같이 진행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창의적인 생각을 발전시키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며 가르치는 교육 방법인 것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교육이며 아이가 교육의 기준인 것이다.

 

나의 아들의 경우, 수에 밝은 한국인의 피를 받아서인지 항상 1~2년은 앞서 가지만 역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부모를 만나서 쓰기가 항상 모자란다. (학교에서 National Standard에 따라 학업성취도와 사회성 등과 관련한 리포트를 부모에게 전달하는데 이 리포트로 아이의 수준과 학교생활을 가늠할 수 있다)

 

이런 교육방식이 가지고 있는 단점도 있다. 부모가 신경 써서 아이를 드려다 보지 않으면 도대체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우고 있는지 자칫 알 수 없으며,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이는 계속 학업이 뒤쳐질 수도 있다. 아이가 알아서 잘 해주거나, 아니면 부모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중국인, 대만인이나 한국인 부모들은 여기서도 아이들을 사설 입시학원에 보내기도 한다. 우리네 엘리트 교육에 대한 강박관념에서는 이렇게 해야 마음이 놓이는 부모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이러한 입시학원(?)의 영향인지 아니면 이쪽 저쪽을 다 경험한 아시안 이민자인 부모의 경험과 헌신에서 나온 것인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아시안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얼마전 뉴질랜드 시사 TV프로그램에서 ‘정말, 아시안 아이들이 더 똑똑한가 ?’라는 주제가 방송되기도 하였다.

 

 

다시 가방으로 돌아가서 오늘은 아내가 새벽에 출근하는 바람에 아이 도시락은 내가 준비했다.

모닝티로 치즈, 초코렛, 그리고 누네띠네.
점심으로는 오이와 스프레드만 바른 부실한 공갈 크라상 센드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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