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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살아 가는 이야기

아들 졸업식 세월이 참 빠르게도 흘러 간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졸업식 행사가 있었다. 엄검엄검 기어다니던 아기때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이제 아들의 넙쩍한 등짝이 든든하기까지 하다. 모범적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 줘서 아빠 마음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약싹빠르지 못하고 나른한 봄날처럼 느려터진 성격에 뭘 할까 싶지만 성적 우수상까지 받았다. 졸업장을 받아든 6학년 아이들, 아직 귀엽기는 하지만 앙증 맞은 저학년과는 확연이 구분이 된다. 시트콤 한나 몬타나(Hannah Montana)에서 수록된 마일리 사이러스와 에밀리 오스먼트의 "Wherever I Go" 를 아이들이 졸업식 노래로 부른다. "Wherever I Go" Here we are now Everything is about to change We face.. 더보기
이사 지난 몇 달간 내 평생에 아마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계획에도 없던 이사까지 하게 되었다. 돌맹이 하나까지 익숙하던 동네에서 낮설은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한국처럼 포장이사같은 개념이 없어서 일일이 짐을 나르고 정리하느라 힘들기는 했지만 반대로 좋은 점도 있다. 지난 번 살았던 집보다 훨씬 큰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고 아들이 다니게 될 학교가 정말 엎어지면 코 닫는 거리에 있다. 뒷마당 담장에는 포도 나무가 자라고 있고 차로 5분 거리에는 근사한 해변도 있다. 이전 살던 동네에서 아시안이라고는 우리집과 동네 어귀 데어리를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 미국에서 이민 온 우리 뒷 집에 세들어 살던 국적 불명의 아가씨가 전부였지만, 이곳에는 상대적으로 아시안들이 많은 지역.. 더보기
할로윈 파티 미국의 할로윈 문화는 이제 전세계인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뉴질랜드도 마찬가지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동네 아이들이 이 집 저 집 'trick or treat'을 외치고 다닌다. 아내 직장에서 초대를 받아 미리 준비한 코스튬으로 고스트는 아들, 비용절감 때문에 정체가 불분명한 드라큘라(?)는 나. 할로윈 파티, 사진찍는 어른들 사이에 수 많은 피흘리는 어린 공주들과 스파이더맨 등이 모인 댄스 파티 같다. 어떤 아이들은 나를 보자 마자 도망을 가버린다. 덕분에 준비해 간 사탕이랑 초코렛이 남았다. 아내와 아들. 더보기
오네로아, 와이헤케 아일렌드 뉴질랜드 북섬에서는 그레이트 베리어(Great Barrier Island) 다음으로 크기가 큰 섬이 와이헤케(Waiheke Island)로 인구가 9,000여명 정도이고 북섬, 남섬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다. 하지만 인구 밀도(83.58 people/km²)로만 따지면 뉴질랜드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섬이라 한다. 와이헤케 섬은 "island of wine"으로 불려지며 해양성 기후와 화산으로 인한 토양 등으로 역사는 짧지만 양질의 레드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주말 아침 주저거리는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와이헤케로 갔다. 차를 가지고 가는 경우라면 오클랜드 하프문 베이에서 출발하는 Sealink 페리를 타고 40분정도면 도착한다. 70년대나 80년대에서 세월이 정체되어 있는 듯한.. 더보기
정전 지난 일요일 새벽 오클랜드 펜로즈 변전소의 연이은 화재 사건으로 케이블들이 타버려 이스트 오클랜드 지역인 레무에라, 오라케이, 센인트 헬리어스, 세인트 존스, 마운트 웰링턴 등에 정전이 되었다. 처음 정전이 되었을때 느릿한 뉴질랜드인 점을 감안해서 한 두시간 안에는 복구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우리 가족은 이틀 밤을 전기없이 보내고 화요일 새벽에서야 전기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집에서는 전기 뿐만 아니라 인터넷도 3G도 없이 지냈다. 정전 당일인 일요일 오후에 정전으로 불꺼진 슈퍼마켓으로 추운 밤을 대비해서 벽난로에 피울 땔감을 사려 갔더니 땔감은 말 할 것도 없고 양초까지 모두 동이 나고 말았다. 마운트 웰링턴 지역의 대형 쇼핑몰인 Sylvia Park 정전으로 하루 약 9십만불의 손실을 보았다고 .. 더보기
아들 생일 흐린 봄날들의 연속이지만 아들의 생일은 날씨와 관계없이 어김없이 찾아 왔다. 조촐한 가족이 조촐한 저녁 식사를 계획하고 알바니 쇼핑몰로 향했다. 한참 마인크라프트 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에게 마인크라프트를 소재로 한 레고를 선물했다. 차에 오르자 마자 박스부터 뜯어서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들이 레고를 만드는 동안 한식뷔페 식당인 '더 뷔페'로 향했다. 정갈한 음식과 현지인들과 비교가 되고도 남을 만큼 친절한 한국인 스텝들이 어디 한국에 있는 한 식당에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더 뷔페'에서는 종류별로 고기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역시나 뉴질랜드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나물 반찬부터 먼저 찾게 된다. 아내는 양념 게장만 골라 밥도 없이 먹고 또 먹는다. 아들 낳느라 고생한 날이니 많이 먹어도 될 것 .. 더보기
뉴질랜드 국회의원 선거 뉴질랜드의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러 정당과 지역구 후보자들의 홍보물이 계속해서 날아들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여당인 국민당의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인기가 많은 정당이다. 차분한 뉴질랜드 선거판이 최근 Nicky Hager가 'Dirty Politics’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폭로한 현 국민당 정부 내의 추문과 녹색당의 부유층에 대한 새로운 과세에 대한 제안,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 하락, 'Kim Dotcom'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생 정당인 인터넷-마나당 등으로 인해서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다. 뉴질랜드에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법으로 유권자는 2개의 투표권을 통해 선호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정당 투표’와 다른 하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지역구 투표’를 행사한다. 뉴질랜드는 국회의원을.. 더보기
조깅 작심 3일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들에게 '1달러'를 상으로 주는 대신 집 주변으로 함께 조깅을 하기로 겨우 설득 끝에 약속을 받아 냈다. 오늘이 3일째. 아들에게는 단돈 1달러에 많이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게으른 나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작심 3일이 아니었으면 한다. 더보기
치킨 배달 아내는 양념 치킨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아내에게 한국처럼 절인 무와 매콤달콤한 치킨을 배달시켜 먹지 못한는 것이 뉴질랜드 이민생활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 전혀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어제 밤에는 치킨을 사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뒤로 하고 먼저 침대에 누었다가 뒤통수가 뜨끔거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바로 치킨 집으로 향했다. 배달이 않되니 전화로 주문해두고 주문한 가게로 치킨을 가지러 가야 한다. 비가 오는데다가 저녁 식사후 배가 불러 늘어진 몸을 운전석에 밀어 넣고 나니 '귀챦음'이라는 반갑지 않은 기분이 밀려 든다. 난도스(Nando's)는 페리페리(PERi-PERi 또는 African Bird’s Eye Chilli) 매운 양념소스를 마일드부터 가장 매운 맛까지 선택할 수도 있고 불에 그으른 맛이 나서.. 더보기
봄이 오는 오클랜드 9월 첫째 주 날씨 오클랜드의 봄이 시작되는 9월 첫째 주의 날씨는 기대와 완전 달리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이 난 우중충한 매일 같은 날씨가 반복되었다. 만발한 벗꽃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비바람에 꽃잎이 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슬그머니 다 지고 말았다. Monday, 1 September 2014, 9°C, Humidity: 99% (Hayman Park) Tuesday, 2 September 2014, 11°C, Humidity: 90% Wednesday, 3 September 2014, 10°C, Humidity: 98% Thursday, 4 September 2014, 10°C, Humidity: 100% Friday, 5 September 2014, 12°C, Humidity: 9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