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한국을 떠날 즈음 겨우 주말이 되서야 유치원 다니던 아들과 눈을 맞추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나마 집이랑 비교적 가까운 곳에 에버렌드에가 있어서 알뜰한 아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가방을 메고 졸린 눈과 피곤한 다리로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놀이동산에서 총총거리는 아들 녀석을 꽁무니만 줄기차게 따라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땐 매번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는 했다. '다음 주에는 아무것도 않하고 소파에 누워서 야구나 보면서 낮잠 한 번 늘어지게 자야지' 평범한 30대 직장인이었다. 평일이 되면 강남으로 향하는 버스나 전철 창밖으로 남들이 사는 아파트 평수, 그들이 타는 번쩍이는 시커먼 자동차와 비현실적인 연봉에 대해서 한 숨쉬고 부러워 하는 그런 출퇴근 길이 었다. '노빠'는 아니었지만 술자리 정치 이야기.. 더보기 오클랜드 아트 겔러리 오클랜드에서는 춥고 습한 겨울을 제촉하는 가을이 깊어져 가고 있다. 오클랜드 아트 겔러리(Auckland Art Gallery)가 새 단장을 한지도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뭐가 그리 급한지 아침 댓바람부터 이곳으로 발을 옮겼다. 그림을 보러 간다기 보다는 주말 아침 산보간다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역시나 어려운 평면 속의 그림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와 닫는 건축물에 자꾸만 눈이 더 간다. 오클랜드 아트 겔러리 건물은 1888년 프랑스 샤또(chateau) 양식으로 지어진 뉴질랜드 최초 공공 아트 겔러리이다. 처음에는 겔러리와 공공도서관 그리고 시청 건물로 함께 사용되다 이후 건물 전체가 겔러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아래 오래된 그림은 겔러리가 완공된 직후에 그려졌고 오늘 아침에 찍은.. 더보기 복덩이 몇 주전 밤에 아내가 마당에서 고슴도치(hedgehog)를 발견해서는 얼른 나와서 보란다. 아들과 함께 뛰어 나가 보았지만 이미 사라져 버린 후였다. 몇 주후 깜깜한 밤에 다시 녀석이 나타났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열심히 먹이를 찾아 다니고 있는 녀석이 오히려 신기했다. 다음 날 집에 정말 기쁜 소식이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저 녀석 복덩이라 이름지어야 겠어'라는 말까지 나왔다. 복이 제 발로 찾아와 우리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 야행성인 고슴도치가 오늘은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마당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니고 있다. 이미 몇 번을 본 사이인지라 더 이상 신기하지도 않고 뭔가를 좋은 소식을 전해 줄 것 같은 듬직한 '택배아저씨'같은 느낌이다. 뉴질랜드에서 사는 고슴도치는 영국..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