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마켓 데이(Market day). 고학년 아이들(한국 초등학교 4~5학년)이 주관이 되어 우리네 대학교 축제처럼 이런 저런 먹거리나 물건 등을 파는 날이다. 여기서 아이들이 남긴 수익은 전부 성금으로 기부된다.
최근 아들이 학교만 마치고 집에 오면 재잘 재잘‘마켓 데이’이야기만 했었다. 그 만큼 기다려지는 행사였다. 아이들이 직접 아이템 선정부터 로고 만들기와 광고 등 6주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마켓데이 행사가 치렀다.
학교에 가는 차 안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다행이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다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세계를 막론하고 이런 행사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나를 포함한 어색한 아빠들… 나서자니 뭐 거시기 하고, 그냥 뒷짐만 지고 처다 보자니 또 한편으로 거북하기만 한 느낌. 우선 뭘 파는지 이리 저리 어슬렁 다녀 보았다.
연필 가게
젤리 가게
장난감 가게
롤리 가게
컵케잌 가게
껌 가게
석고모형 가게.
저학년 아이들은 가게를 차릴 수는 없지만 코 묻은 돈으로 뭐든 살 수는 있다.
대박난 솜사탕 가게
핫도그 가게
화분 가게
먹는 것 이외에도 뽑기, 물풍선 던지기, 미니골프 퍼팅, 사격, 헤어 드레싱 등등이 있었다.
아들과 친구들이 어울려 만든 가게 이름이 ‘TFS Refreshed’ = ‘Team Food Stuff, Refreshed’로 컨셉이 스넥을 파는 가게이다. 메뉴는 닭꼬치, 과자와 풍선, 홈메드 초코렛 퍼지, 탄산 음료와 아이스크림 이다. 아이들 물건 챙겨 주느라 손이 바쁜 마눌.
담임 선생님은 이곳 저곳 다니며 아이들 음식 팔아주느라 바쁘다.
갑자기 다시 쏟아지는 장대비...
엄마들은 비속에서 음식팔고 아이들은 비를 피해 책상 밑으로 쏙 숨어버린다.
아들(엄마?)이 준비한 메뉴인 닭꼬치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마켓 데이 동안 아들 반에서 모인 돈이 1,000달러가 넘었다고 한다. 음식이야 팔 물건이야 준비는 엄마들이 다 했겠지만, 마켓 데이를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웠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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