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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살아 가는 이야기

비와 뉴질랜드

 

 

 

두 해전 여름 오토바이 사고로 아들을 잃고 상념에 빠져 있는 Paeroa의 한 키위부부의 목장을 우연히 방문 한 적이 있었다. 그 경황 중에도 목장 구석구석과 심지어 창고에서 몇 일전 새로 태어난 강아지까지 소개를 시켜주시며, 때 아닌 여름 낮에 내리는 비를 보며 다시 아들이 돌아온 냥 무척이나 반가워 하던 그 비가 생각난다.

 

메마른 목초지에 하늘에서 물을 길러다 주니 어찌 반갑지 않았을까 싶다.

 

 

 

Water NZ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28배나 되는 호주전체 땅덩어리에 내리는 비와 같은 양이 매년 뉴질랜드에 내린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연간 평균 강수량이 2m인 반면에 전세계 평균 년간 강수량의 0.8m이다 보니, 그 2배가 넘는 양이다.

 

 

 

 

사실 식량과 강수량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칼로리의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략 1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1인당 하루에 필요한 음식을 섭취를 위해서는 2,000리터에서 3,000리터의 물이 있어야 한다.

 

뉴질랜드의 풍부한 강수량과 온화한 기온은 1년 내내 푸른 목초지를 제공하고, 뉴질랜드의 인구의 수십 배에 달하는 소들이 어딘가에서 지금도 신선한 풀을 끊임없이 뜯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풍부한 강수량은 뉴질랜드를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많은 장점과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가 세계 2위인 목재 수출국인 점을 차제 하더라도, 데어리 제품생산에 있어서도 유일무이한국가인 것이다. 대부분 나라에서 생산되는 데어리 제품이 생산국인 자국내에서 자연 소비되어버리는 반면에 뉴질랜드는 전체 생산량의 95%를 수출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는 세계 톱 데어리 제품생산자인 Fonterra가 있다. 뉴질랜드 전체 수출로 인한 이익의 약 1/4에 육박하고, 전체 국내생산의 7%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결국 이 Fonterra의 배경에는 ‘원가 상승’, ‘정치∙경제적인 변화’, ‘변심’ 등에 대하여 전혀 걱정 꺼리가 없는 어드벤테이지 즉, 든든한 ‘비’라는 후원자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사료를 통해서 목축을 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이 곡물을 기반으로 한 사료이다. 지구상 가축으로 길러지는 소의 90%가 곡물사료를 먹이고 있으나, 이 경우 높은 원가구조로 인하여 최근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최근 12개월 사이 곡물가격이 70%가 상승하였다. 뉴질랜드에서 방목되는 소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제품과는 소위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해야 될 것이다.

 

비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내외적인 요인이기는 하겠지만, 뉴질랜드 데어리 수출은 올해들어 유사이래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라 한다.

사실 뉴질랜드의 겨울비는 시도 때도 없이 울며 보채는 간난아기와 같이 마냥 때없이 내린다. 우리들은 겨울비를 만날 때면 ‘지겨운 비가 또 오죠 ?’라고 서로 이웃간에 인사를 나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를 보고 지겹다고 하는 것은 이민자들인 우리들만의 생각이 아닐까 ?  

이 비도 다시 한번 뒤집어서 고마운 비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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