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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소재(素材)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이번 주 뉴질랜드에서는 파스타 체를 머리에 덮어 쓴 체로 찍은 운전면허증 사진이 공식적으로 허락된 사연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우리네 '손석희'같은 존 켐벨이 러셀이라고 불리는 사진의 주인공과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보통 사람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들을 가끔 어떤 사람들은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하지만 파스타 체를 뒤집어 쓴 사진을 운전면허증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인 것 같다. 사진 속의 러셀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lying Spaghetti Monster) 교회의 멤버로 종교적인 이유로 파스타 체를 머리에 쓰고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사진출처 : www. 3news.co.nz)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SM)은 미국의 한 교육 위원회가 넓은 의미에서 창조론인 '지적 설계론'을 생물학적 진화론에 대한 대안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결정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물리학자 바비 헨더슨(Bobby Henderson)이 기독교를 패러디하여 만든 종교(?)이고, 이 FSM을 종교로 믿는 사람을 파스타페리안(Pastafarian)이라고 부른다.

 

 

  (사진출처 : www. venganza.org/materials) 

 

 

 

FSM은 절대적 진실은 부정확하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현대판 러셀의 찻주전자(Russell's teapot)로 여겨지고 있다.


러셀의 찻주전자는 영국의 수학자이면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버트런트 럿셀(Bertrand Russell)이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해서 사용한 유추로 만약 지구와 화성 사이에 조그만 찻주전자가 태양 궤도로 돌고 있지만 그 주전자가 너무 작아서 어떤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이 주장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의 논리의 영역에서는 반증할 수 없지만 종교의 영역인 믿음에서는 '돌고 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 대대로 이어지며 신봉되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인 듯 싶다.

 

 

처음 바비 헨더슨이 제시한 FSM 신앙의 대부분은‘누구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하는 것과 같이 지적 설계론의 지지자들을 풍자하고 패러디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만든 것이다.

 

            (사진출처 : www. venganza.org/about/open-letter, 바비 헨더슨이 켄자스 교육위원회에보낸 항의편지 속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그림)

 

 

 

한번 웃고 넘어 가도 좋을 듯 싶은 과학과 종교라는 출발선이 다른 두 명제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싶다.